비행기 안에서 본 경치
비행기 안에서 본 경치

러시아여행은 이번이 3번째다. 까막눈 면해보고자 짬짬이 키릴문자를 공부했다. 나이는 속일 수 없는지 새로운 것을 배우기가 쉽지않다. 지명이라도 읽을 수 있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세월에 순응하고 욕심부리지 말아야 남은 인생이 편하다.

바이칼에서 흘러나온 강
바이칼에서 흘러나온 강

하늘에서 내려본 바이칼호수가 감동이다.

바이칼 호수에 비친 해
바이칼 호수에 비친 해

열심히 해를 따라온 덕분에 바이칼호수에 비친 해 그림자를 보았다. 바이칼호수를 돌아 시베리아의 진주라는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짐작한 대로 소박한 공항이다.

이르쿠츠크 공항
이르쿠츠크 공항

러시아입국은 여전히 오래 걸린다. 직원이 일일이 입국 카드를 직접 작성해주니 그런 듯싶다. 일찍 줄 선 덕분에 그나마 수속을 일찍 마치고 나왔다. 공항직원이 일일이 짐 표를 비교해서 검사한다. 세관을 통과해서 나오니 작은 공항이 아수라장이다. 도착 게이트 맞은편이 출국게이트다.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줄 서있어서 깜짝 놀랐다. 우리가 타고 온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갈 사람들이다. 단체관광객들이 여기저기 모여있어서 정신이 없다.

공항외관
공항외관

밖으로 나와서 택시를 찾으니 안보인다. 자가용으로 영업하는듯 보이는 아저씨가 다가온다. 호텔 이름을 말하니 600루피 달란다. 500루블로 하자 했더니 쉽게 그러잔다. 택시에 짐을 실었는데도 출발을 안한다.

기사아저씨와 국제담배협약 중
기사아저씨와 국제담배협약 중

남편하고 기사아저씨하고 사이 좋게 담배를 피운다. 두 사람의 국제적인 담배 외교를 마치고 택시는 출발한다. 호텔에 도착해서 들어서니 리셉션직원이 몽골 아가씨인듯 생겼다. 부리야트족인듯 싶다. 단군신화의 땅에 들어온 것이 실감이 난다. 영어를 상당히 잘해서 러시아에 온 것 같지가 않다. 체크인하는데 종이 2장을 내민다.

아침 주문서
아침 주문서

내일 아침 메뉴를 선택하란다. 계란부터 팬케이크 소시지조리법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선택이 가능하다. 졸리고 피곤해서 대충 체크해서 줬다. 7시부터 가능하다고 해서 7시에 달라고 했다. 우리방 발코니에 차려줄수도 있단다. 내가 온 곳이 러시아가 맞는지 애매하다.

호텔 객실
호텔 객실

남편이 담배 피우기 편하라고 발코니룸으로 했는데 방이 넓직하니 좋다.

텔레비전 진열대
텔레비전 진열대

텔레비전이 신기하게 매달려있다.

책장 겸 텔레비전 진열대
책장 겸 텔레비전 진열대

앞쪽에는 텔레비전이 달려있고 옆쪽은 책장이다. 러시아 책이 잔뜩 꽂혀 있으니 그림의 떡이다.

바이칼호수 그림 아래
바이칼호수 그림 아래

침대머리위에는 바이칼호수 그림이 달려있다. 다듬지않은 나무로 실내인테리어를 한 것이 독특하다. 한국과의 시차가 한시간이 난다. 짐을 대충 풀고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온다.

객실 발코니에서 본 시내
객실 발코니에서 본 시내

바이칼을 보고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캄차카반도로 가는 것이 이번 여정계획이다. 중요한 교통편은 예약을 해놓았지만 맘속에는 이래저래 걸리는 것이 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나머지는 신이 베풀어 줌에 달렸다. 밖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침대에 누워 듣는 빗소리는 낭만가득한데 돌아다니려면 고역이다. 세상만사 그렇다. 나의 불편함이 누군가에겐 낭만이 될 수도 있다. 남을 욕하고 탓할 일이 없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이해못할 일이 없다. 나의 여정에 신의 너그러움이 함께 해주시길 감히 빌어본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